마음의 항로...

겨울 일기

신록1 2008. 1. 14. 16:02
       
                        겨울 일기 - 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 Life for R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