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1 2010. 12. 12. 19:08
        
        
          동짓달 보름, 앞으로 열흘쯤 남았군요. 그 날은 증조부 제사와 아버지 생신이었습니다. 오래 전엔 증조부님의 기일이 되면 웃음이 나왔었습니다. 젯상에 세분의 할머니를 모셔야 했기 때문이지요. 세분의 마나님을 얻으신 증조부님이 재주도 좋으시다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하니 왜 그리 철이 없었던지... 첫번째 마나님은 어린 조부를 남겨두시고 돌아 가셨답니다. 그래서 얻은 두번째 마나님 역시 얼마 사시지 못하셨고 아직 어린 조부님의 양육을 위해서 또 한번의 재혼. 그래서 세분의 할머니를 젯상에서 마주하게 되었지요. 나 홀로된 이제서야 그 분의 아픔이 가늠 됩니다. 한번의 사별도 힘 겨운데... 부친 생존 시 간간이 얻어들은 얘기에 의하면 심한 해수기침에도 밤새 어린손자의 연 만들기를 도와 줄만큼 정이 많으셨답니다. 정많은 사람들의 이별은 몇배 더 힘들다 하더군요. 두 대를 거쳐서 나타난 당신의 팔자를 비슷하게 닮은 증손의 방황을 그 분은 어찌 생각하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