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마지막 날처럼..
신록1
2018. 9. 3. 08:06
몸에 쩍쩍 달라붙는 습기처럼
온몸 구석구석 박혀있던 일상의 불쾌함도
시원한 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군요.
금욜, 병원 정기검진을 마치고
파란 하늘에 홀려 흘쩍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전엔 다리 가벼워 쉽게 나섰던 길이었는데..
언제부턴가..
...
''어디야?''
''기차야''
''왠 기차, 어디 가는데?''
''그냥 떠나는거야.''
여수에 사는 친구였습니다.
''그냥 떠날 수 있는 니가 부럽다.''
''웃기는 소리 하지마,
니 몸 니가 매어놓는거얍''
그렇게 도착한 춘천이었습니다.
낮선 거리, 모르는 사람들이 주는 자유로움,
외로움이 몰려들 때쯤 멀리서 흔드는 손,
그래, 혼잔 넘 외로워..ㅎ
그렇게 반가운 친구를 만났습니다.
반가움은 술을 부르고..
객지에서 외롬에 부들부들 떠는
여수 친구의 전화,
''건강 생각해서 살살 마셔..''
''알써 알써,
근데 난 오늘이 마지막 날처럼 살거야''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고상함 따위는 없습니다.ㅎ
귀경길,
''어디야?''
''춘천''
''춘천엔 왜?''
''그냥''
''나 지금 농장가는거야, 의왕으로 와라''
''피곤헌데''
''이씨!''
''알써,알써''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갈지자 휘청거림의 여행을 마쳤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