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찌는 여름의 한가운데..
깊은 산속 계곡의 여름
그곳으로 갔다.
몸으로 퍼지는 냉기에
되돌아 온 생각
그립다.
누구를 말하지는 말자.
외롭다.
아무도 찾지는 말자.
그러다 지치는 세상이 아니던가?ㅎ
며칠 그러다가 왔다.
그 산속 겨울도 생각난다.
푹푹 빠지는 눈길
손도 시럽고 귀도 시러운
그 깊은 겨울 속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외롭고, 그립고..
그러다 지치는 그곳으로..
*** ***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
한여름,
깊은 산속 눈이 쌓인 설국도 생각난다.
사나흘 그 눈도 계곡도 바람도 좋은 곳.
곰배령에 다녀왔다.
#곰배령
#계곡
#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