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지난 해 철쭉,황매산 산행기

신록1 2007. 3. 22. 01:21
 
      원거리 산행은 나에게 항상 불면을 강요한다. 지난 번의 지각 때문인지, 아니면 소풍 전날의 초등생에 설래임 같은걸까? 하옇튼 지난 밤의 불면으로 빨간 또끼 눈알로 당산역에 도착, 반가운 얼굴들과 하이파이브. 버스에 오르니... 꼬리 글에 보였던 몇몇 분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설래이는 원행. 먼길 떠남은 항상 가슴 두근거림을 동반한다. 휙획 지나가는 도로변의 풍광과 그것을 바라보는 여유로움, 그리고 휴게소의 일상과 일탈된 풍요로움에 환각같은 행복감을 느낀다. 산청, 어렴풋한 기억 끄트머리의 지명. 남쪽 내륙의 오지,지리산 끝자락, 산골짜기 여기저기서 순박한 얘기가 끝없이 터져 나올 것 같은 곳. 차황주차장에서 바라다 보는 눈에 익은 시골마을, 어느 화랑에서 본 듯한 그림 속에 동네가 눈 앞에 펼쳐져있다. 그리고 그 곳은 곧 펼쳐질 축제를 안고 있었다. 사람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날은 축제가 틀림없다. 이별은 다른 만남을 의미한다. 새로운 만남을 가슴으로 축하하며 화려한 꽃상여에 마음을 보텐다. 상여를 보는 날은 길일이라 했던가? 산행 초입에서부터 들려오는 아자자차! 오전부터 돌고도는 형님,누님들에 여유로운 마음에 갈채를 보내며 아자!!1 산행은 심박수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간다. 우거진 잡목속의 시원함과 빛의 오묘한 굴절, 이름 모를 들꽃들의 소박한 아름다움. 그 곳에서 품어나오는 향기들... 그러나,가파른 언덕배기의 숨 가뿜은 일시에 산행을 후회하게도 한다. 이마의 땀이 맺힐 때 쯤 도착한 황매평전. 위로 올려 보이던 답답한 시야에 갑자기 펼쳐진 광활한 초지, 그 광활함에 헐떡이던 가슴이 팍 터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분홍의 축제... 화려한 색체의 꽃들로 이루어진 그 곳은 환상이었다. 실존의 세계는 정말 아닌 곳 같았다. 환상은 한 무더기의 쓰레기 비닐더미들로 현실로 돌아오고 여직의 밋밋한 산행과 다른 가파른 정상의 바위와 계단의 산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산양과 멧돼지같은 산 짐승들이나 오르내릴 길을 헐떡이며 오르다 보니 정상. 시원한 바람과 확트인 시야가 마음과 몸을 시원하게한다. 억센 경상도 아지매들의 목소리를 뒤로하며 내려선 초지에서의 행복한 식사와 음료들... 사람의 행복은 배를 채우는 순간부터 느끼는 것 같다. 숫깔이 입 속으로 들어가고 부터나오는 웃음소리가 그것을 증명한다. 아마,젤 많이 웃은 사람이 젤 많이 먹었고,젤 행복했을 것같다. 하산 길 수만송이 분홍색 철죽꽃 터널의 기억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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