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항로...

정전기

신록1 2009. 12. 8. 00:34
     
        
        
        정전기 
                    이규리
        내가 겨울에 뜨겁습니다. 
        집중 때문이지요. 
        열 개의 손가락에 퍼져 있는 
        삼천 오백 볼트의 전류를 지니고 칩거하는 날은 바람이 맵지요. 
        반 작용을 아십니까. 
        뚜껑을 덮으면 맹렬해지는 주전자 속의 끓는 물처럼 
        생각은 수위를 넘고 내 언어가 없는 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말이 닿지 않는 곳, 하여 내가 검지를 펴서 당신을 지목한다면 
        삼천오백 볼트의 전류가 순식간에 늑골을 관통해 
        한 마음을 지우겠지만 그냥, 깜짝 깜짝 놀라며 
        나는 여기 더 살아있을게요, 당신을 탁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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