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보험회삽니다, 따님과 가입신청을 하셨져?
몇가지 여쭤보겠습니다,당뇨나 혈압이 있으신가요?"
"고혈압약 먹고 있는데..."
"죄송합니다,혈압이 있으시면 가입이..."
이제 보험가입도 거절 당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팽팽하던 얼굴은 푸석푸석하고
29인지의 식스팩 복근은 흔적도 없어지고
임산부 배를 하고 헐떡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는 세월 속에 작아진 욕심은
얼굴을 편안해지게 하고
마음은 훨씬 여유로워 졌습니다.
지난 열정의 세월에서
한발 물러서서 느끼는 청량함도
제법 괜찮게 느껴지는군요.
계절의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애절함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하늘을 불태울 만큼의 화려함도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