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동지방 폭설 뉴스를 보고 그 중심에서 살고 있는 노추산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괜찮은 겨?" "그래 염려 마셔, 지금 트렉터로 눈치우고 있었.." 눈에 아직 맘 설래는 설 촌뜨긴 설국에 살고 있는 노추산친구에게 살짝 부러움을 느꼈었다. 그 친구가 그 곳으로 오랜다. 강원도하고도 강릉, 한겨울 찌든 가슴팍을 싹 씻어줄 대관령의 시원한 바람과, 동공이 놀랠 만큼 활짝 펼쳐진 바다가 보이는 그 동네로, 요즘 나에게 여행은 종교가 된 듯싶다. 터미널의 북적임에 벌써 가슴은 콩닥이고 휴게소의 흥청거림엔 엉덩이마져 들썩이고 있었다. 강릉.. "술 마시고 어쩌구.." 해도 풀리지 않을 가슴을 풀어줄 동해바다의 그 곳,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나는 친구들.. 자식으로, 남편으로, 부모로, 살아오며 너덜너덜해진 가슴을 풀어헤치며 만나는 친구들, 해서 맛있게 맥이는 감자도 헤헤거리며 받아먹고, TV에 나오는 예쁜 언냐들 몇몇은 발가벗겨 회쳐먹고.. 볼따기 늘어지고, 찍구 발라 머리 넘기고 시건방떠는 녀석들은 안주 주제도 되지 않기에 미리 짓밟아 버렸다. 그리고 잔 앞으로.. 오색등 반짝이는 해발750 노추산 룸싸롱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가끔씩 느껴지는 요의를 핑게 삼아 밖으로 나오면 느껴지는 션한 공기와 바람, 그리고 설야의 벌판에 내갈기는 영역 확인의 야성, (흔적은 완벽하게 처리하였씀ㅎ) 그 행복했던 밤의 기억은 모두의 가슴에 오랫토록 남아 있으리라. *** 친구들의 즐건 추억을 위해 몸 받히신 노추산농부 친구의 귀한 희생에 고마움을 전하며.. 그리고 철부지들의 만행을 귀엽게 보고, 보살펴 주신 친구의 부인에게 머리숙여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10월 같은 장소에서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