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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와 백수 이야기 3탄

신록1 2006. 9. 27. 23:51
 
♠백수♠ 
"3번마!! 7번마!! 반마신 차이 입니다!! 
결승선 통과하는 3번마 박태중 기수, 
아!!! 11번마 <새벽구름>이 2착으로 들어옵니다.!" 
백수에게 휴일 날, 과천경마장은 참 좋은 곳이다. 
100원 부터 걸 수있고 그리고 짜릿함을 느낄 수있다. 
난 개인적으로 한 판에 2000원 이상 걸지 않다. 
뭐.....그니까 하루에 많이 잃어 봐야 극장비 정도였다. 
물론 백수에게 그 돈이 어딜까마는..-.- 
가끔 운 좋으면 일주일치 용돈을 따 갈때도 있다. 
하지만 쩍 팔려서 항상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혹 아는 사람을 만날까봐 늘 조심스럽다. 
언젠가 맨얼굴에 옆집 아저씨와 마주쳐서 
서로 무안했던 기억이 늘 조바심을 일으키게 한다. 

2번마와 5번마를 찍었을 때였다. 
2번이 앞에 달리고 9번이 5번을 추월 할라 말라 하고 있었다.. 
"저 개자식~~ 아니 말자식!! 안 돼~~!!" 
삘릴릴릴리~~~ 전화가 울렸다. 
"예 여보셥." 
"야, 나얌 마!" 
접때 결혼한 놈이었다. 
"어, 왜?" 
갑자기 우와~하고, 함성이 들려왔다. 
경마장 가보면 안다. 결승선 도착 때의 그 괴성을. 
"이 자식, 또 말밥 주러 갔구만." 
"아니....그게 아니고....."날아갔다. ㅜ.ㅜ 
2, 9번 말이 들어왔다.....ㅜ.ㅜ 
"젠장!! 근데 왜.....?" 
"나 여기 서울 대공원 이야." 
"어? 거긴 왜?" 
야외촬영을, 사진을 공부하는 후배한테 시켰는데 
별루 맘에 안 들었단다. 
그래서 바람도 쐴 겸, 지금 사진을 좀 찍고 싶단다. 
경마장 인거만 안 걸렸어도 빼는건데...젠장, 
한 정거장이니 어쩔수가 없었다. 
7500원 잃었다.ㅠ.ㅠ 
담엔 꼭 따야지!! 
 
♡백조♡ 
젠장.... 힘든 한 주였다. 
취직은 너무 힘들다... 
여자 나이 30 먹으니까 무슨 괴물 보듯이 했다. 
어제 면접 봤던 회사의 그 자식은 정말 재수 꽝 이다. 
피~~ 웃으며, 근데 왜 결혼은 안 하셨냐구? 
내가 왜, 그런 얘기를 그 자식한테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지도 많이 먹어봐야 30대 중반인데...엄청 껄렁댔다. 
재수다... 
그리고 힘들다. 
전화가 왔다. 
설 대공원으로 나오란다... 
만사가 귀찮았다. 
그냥 가기 싫다고 그랬다... 
근데 놈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아~~ 모야~~ 나 보고 하루 종일 니네 사진만 찍으라구?" 
나간다 그랬다.그냥 가고 싶었다... 
 
♠백수♠ 
앗!! 그녀가 왔다....!! 
일단 쩍 팔렸다. 
웅...접때 여동생이 오빠같은 백수한테 
무슨 여자친구가 있냐고 그랬다. 
가끔씩 얘가 내 동생이 아니었음 할 때가 있다. 
그래야 한 대 치던지 할 텐데. 
씩~~ 웃으며 그때 잘 들어갔냐고 그녀가 물어봤다. 
인간아! 술 좀 작작 먹어라...그러는거 같았다. 
할 말이 엄써다. 
내가 뭔 실수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나니까. 
근데 밝은 햇빛 아래서 보니까 뽀사시 한게 이뻤다. 
웬지...똑바로 쳐다보기가 어려웠다. 
 
♡백조♡ 
이 자식이 또 날 피하는거 같다. 
꼴에 선글라스는 뒤집어 쓰고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질 않는다. 
그냥 길에다 버려두고 갔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 들었다. 
아...오늘은 이 놈을 어떻게 골탕 먹여야 하나. 
말없이 셔터만 눌러대는 놈에게 
하루 종일 사진만 찍어줄 거냐고 짜증을 냈다. 
소심하긴... 
"그문...어떻게...할까요..."하고 버벅 거린다. 
어떻하긴, 이 멍청아!! 
놀이공원에 왔으면 놀이기구를 타야지. 

 
♠백수♠ 
놀이기구를 타잔다. 
웬지 저 여자는 겁이 없어 보였다. 
제발 바이킹만 타지 않았으면... 
역시나 였다... ㅜ.ㅜ 
바이킹을 젤 먼저 타잔다. 
이름도 위압감을 주는 <킹바이킹> 이었다. 
아...난 왜 바이킹만 타면 작아지는(?) 것일까. 
차라리 군대 있을 때 100km 행군이 더 낫다. ㅜ.ㅜ 
그녀는 정말 용감했다. 
것두 젤 뒷자리에 앉았다. 
거기가 덜 무섭다는 구라를 치면서... ㅠ.ㅠ 
중간에 뭐라뭐라 그러는데 무슨 얘긴지 도무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백조♡ 
ㅋㅋㅋ.....복수했다. 
바보같은 놈 ^^* 
"으...으~~" 하며 신음소리만 냈다. 
내가 "군대 갔다 왔어요?" 하고 물어 보니까 
"으어? 으어?" 하고 대답했다. 
아무래도 면제인가 보다. -.- 
울 아빠가 해병대 출신이라 면제는 절대 안 된댔는데. 
shit!! 무슨 생각을!!! 
암튼 귀엽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했다. 
일부러 젤 무서운 걸로만 끌고 다니며 놈을 괴롭혔다. 
다 타고 싶었는데, 
친구 이 기지배가 미술관으로 옮겨서 몇 장 더 찍고 싶단다. 
젠장!! 그 사진 얼마나 잘 나오나 보자. 
근데 미술관으로 갔더니 이건 아예 염장 이었다. 
쌍쌍이 몰려 야외촬영을 하고 있었다...ㅜ.ㅜ 
그 때, 어떤 네모난(?) 사람이 나보고 
"거기 언니, 좀 나와 봐!!" 했다. 
<요> 자가 들릴락 말락 했다. ㅜ.ㅜ 
사람들이 왜 살인을 하는지 이해 할 것 같았다. 
여기가 무슨 고기집도 아니고 
"언니." 라니...차라리 아줌마가 났다. ㅜ.ㅜ 
촬영 기사는 아니고 걍 따라온 신랑 친구 같은데 
그 인간이나 신랑이나 조직의 냄새가 풍기는 사람이었다. -.- 
근데 이 백수가 사고를 쳤다...!!! 
우리 쪽 사진을 찍어 주면서 일부러 그 사람이 끼어들게 각을 잡더니, 
"어이~ 거기 당신, 저리 좀 비켜 봐." 하는 것이었다!!! 
".............." 
아무래도 그 인간은 약을 하는게 틀림없는 것 같다. 
그 사각은 덩치가 저 백수의 두배는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난 순간, 속으로 저 인간은 저땠구나...!!!를 외쳤다. 
 
 
♠백수♠ 
봄이라 그런지 미술관 근처에 사람들이 열라 많았다. 
거의 야외촬영을 나온 사람들 이었다. 
근데 그 중, 한 팀의 인간이 좀 짜증이 났다.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막무가내로 비키라고 했다. 
죄송합니다...혹은 실례하지만...이라고 정도는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거기다 그녀를 보고 "어이, 거기 언니 비켜 봐." 하는 것이었다.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녀석 이었다. 
엿을 한 번 먹여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이, 거기 당신 비켜봐." 했더니, 
놈이 험악하게 인상을 우그러 뜨리며, 
너 지금 뭐라고 했냐고 하며 다가섰다. 
"모가...?" 그러면서 가까이서 봤더니 일반인(?)이 아니 것 같았다. 
어쩐지... 안경을 쓰고 왔어야 하는건데... ㅜ.ㅜ 
씨바....저땠구나...어제 먹은 술이 안 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어쩔 수 엄써따... 
어차피 한 대 맞고 뻗을 거 개기기나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 당신은 지금 이 아가씨한테 뭐라고 했냐고 맞받아 쳤다. 
놈이 일회용 사진기를 내려 놓았다. 
잘 됐다고 생각했다. 
그냥 한 대 맞고 병원에 누워 버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 
물론, 머리 속으로는 합의금으로 얼마를 받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다행이었다.ㅜ.ㅜ 
주위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 사람이 먼저 잘못 했다고 
한 마디씩 거들었다. 
거 봐...지가 어쩔거야... V^^; 
 
♡백조♡ 
놈한테 이런 구석이 있는지 몰랐다. 
째끔 멋있어 보였다. 
그 덩어리가 "어이, 당신이라니?" 하니까 
"댁이 이 아가씨보고 언니 라며?" 하고 대들었다. 
무슨 헛소린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를 위해 싸우는게 고마웠다. 
그 깍뚜기가 싸울라고 사진기를 내려 놓는데, 
이 백수같은 인간은 반 주먹거리도 안 돼 보였다. 
부디 놈이 살아남기 만을 기도했다. 
사람들이 뜯어 말리고 해서 어찌어찌 해결이 됐다. 
어쨌건 좀 감동 받았다. 
왠지 놈이 조금씩 좋아질라 그러는거 같다. 
이 메마른 가슴에도 꽃이 피려는가 보다. 
제발 오늘은 껍데기 먹자는 소리만 안 했으면... 

 
-4편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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