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ng Er Chen
다시 남자를 위하여..
문정희
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가 힘들지.
싱싱하게 몸부림치는
가물치처럼 온 몸을 던져오는
거대한 파도를........
몰래 숨어 해치우는
누우렇고 나약한 잡 것들 뿐만
눈에 띌까,어슬렁거리는 초라한 잡종들 뿐
눈부신 야생마는 만나기가 어렵지.
여권 운동가들이 저지른 일 중에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세상에서
멋진 잡놈들을 추방해 버린 것은 아닐까.
핑계대기 쉬운 말로 산업사회 탓인가.
그 들의 빛나는 이빨을 뽑아 내고
그 들의 거친 머리칼을 솎아 내고
그 들의 발에 제지의 쇠고리를
채워버린 것은 누구일까.
그 건 너무 슬픈 일이야
여자들은 누구나 마음 속 깊이
야성의 사나이를 만나고 싶어하는 걸.
갈증처럼 바람둥이에 휘말려
한평생을 던져버리고 싶은 걸.
안토니우스 시저 그리고
안록산에게 무너진 현종을 봐
그뿐인가, 나폴레옹 너는 뭐며 심지어
돈주앙.변학도.그 끝없는 식욕을
여자들이 얼마나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어?
그런데 어찌된 일이야. 요새는
비겁하게 치마 속으로 손을 들이미는
때묻고 약아빠진 졸개들은 많은데
불꽃을 찾아 온 사막을 헤매이며
검은 눈썹을 태우는
진짜 멋지고 당당한 잡놈은
멸종 위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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